소개

아름다운 A 

아무책방 변경 된 운영 시간을 알려드립니다. 

화 - 토 14:00 - 21:00 열고 닫아요. 

일, 월요일은 쉽니다.

아무책방을 시작한지 4개월이 지났습니다. 햇볕 뜨거운 여름에 시작해 지난 토요일 첫눈을 맞으며 출근길을 걸으니 뭉클하더군요. 오픈하기 전 준비할 때 지나가는 동네 어르신들이 더운 날 맨날 젊은 처자가 뚝딱 뚝딱 땀흘리며 뭐하냐 그러기도 하시고 서가로 만들 벽돌들을 보고 작은 벽돌 공장을 하는 거냐, 벽돌연구가냐, 이런 저런 말들 많이 하셨는데 이젠 모두들 동네 서점이라는 걸 알고 초등학생부터 나이 지긋한 분들까지 지나가다 들르고 편하게 차 한잔 마시거나 이야기하러 오는 단골들도 생겼네요. (비록 아직도 어르신들은 아무나 책방이라고 하시지만 ^^;) 

처음 시작할 때 방문하는 분들에게 미야자와 겐지의 "비에도 지지 않고"라는 시가 적힌 엽서를 드렸어요. 친구는 시 내용에 맞춰 그림을 그려줬는데 꽃들이 눈송이를 맞고 있는 그림이었죠. 여름에 시작한 아무책방 비에도 지지 않고 여름 더위에도 지지 않고 겨울을 맞았습니다. 눈에도 겨울 추위에도 지지 않고 아무도 이기지 않으며 또 한차례 잘 지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아름답고 무용한 책방 아무 책방입니다. 아무 책방은 문학, 인문학 중심의 서적과 독립출판물을 판매합니다. 서울시립대 정문과 가깝게 위치해 있고 주거지에 둘러싸인 골목에 있어 동네 주민, 지나가는 사람, 찾아오는 손님 아무나 와서 책도 읽고 잠시 쉬기도 하고 구매도 하는 공간이면 좋겠습니다. 일찍이 평론가 김현 선생은 문학의 아름답고 무용함에 대해 말했습니다. 문학이 현실 생활에 유용하지 않다는 점, 바로 그것 때문에 우리 삶을 억누르지 않는다고. 더 나아가 그것이 우리의 삶에 유용한 것이 아니며 우리 삶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간이 실제로 살고 있는 삶이 얼마나 억눌린 삶인가 하는 것을 반성할 수 있는 거리를 제공해 주며, 그러므로 문학은 우리 인간으로 하여금 자기 욕망의 노예 상태 속에 갇혀버린 현실의 억압으로부터 자신의 삶을 해방시켜 주는 고마운 기능을 발휘한다고 말이죠. 문학 뿐만 아니라 책을 읽고 쓰는 것, 책방을 오고 가는 것의 무용함을 통해 빠르게 돌아가는 시간 속에서 숨 한 번 고르고 마음이 즐거워지는, 더 나아가 조금의 용감함을 얻고 가는 아무 책방이 되고 싶습니다.